[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박희영(61) 서울 용산구청장이 26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안전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혐의로 구속됐다.
핼러윈축제 안전조치 부서 책임자인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 최모씨의 구속영장도 함께 발부됐다.
서울서부지법 김유미 영장전담 판사는 박 구청장과 최 과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박 구청장은 이날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영장 심사에서 “핼러윈 축제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로 안전관리대책을 세울 필요가 없고 인명피해를 예견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구속된 최 과장은 부실한 사전조치로 참사를 초래하고 사후대응도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참사 발생 직후 수습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도 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혐의로 구속된 선출직 공무원은 박 구청장이 처음이다. 특수본 출범 이후 구속된 피의자는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이임재(53)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 송 모씨에 이어 박 구청장 등 용산구청 간부들까지 구속되면서 참사 원인과 책임을 가리는 이번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수본은 경찰뿐 아니라 소방·구청 등 관련 기관의 과실이 모여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는 법리를 구성하고 우선 용산지역 공무원들의 법적 책임을 규명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소방당국 현장 지휘책임자였던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참사 당일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 운영과 관련한 문건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 소방청 소속 공무원들 신병 확보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원역에서 하차하려는 승객이 크게 늘어나는 데도 무정차 통과 조치를 하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 송은영 이태원역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난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이태원 참사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구청장이 수사를 앞두고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을 구속사유로 영장에 적시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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