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4연속 기준금리 동결…'경기 부진·금융 불안' 우려
물가상승률 2%대 안정세
새마을금고 사태에 금융시장 안정 우선
2023-07-13 15:48:25 2023-07-13 15:48:25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과 4월, 5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2%대로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줄어든 상황에서 수출 부진과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불안한 경기와 금융 시장을 더 위축시킬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섭니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정례 회의를 개최하고,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3.5%)에서 유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은 불안한 경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과 내수 회복 지연으로 성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인데요. 기획재정부도 이달 초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p 낮춘 바 있습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 앞서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과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이 당초 한은 전망(0.6%)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따라서 한은도 경기를 고려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금융시장 불안도 주요 동결 배경입니다. 금융·외환 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영향 받아 원·달러 환율 등락폭이 크고, 새마을금고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잭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해소되지 않았기 대문입니다.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긴축 정책의 가장 중요한 배경인 물가 상승 압력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지난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낮아졌고 그동안 경직적인 모습을 나타냈던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3.5%로 전월 3.9%에서 상당폭 하락했습니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가계 대출 대응을 위해 금리 인상을 비롯해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 다양한 정책 수단을 고려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는 통화정책 운용시 가계 부채도 중요한 변수로 보겠다는 겁니다.
 
지난 4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이 3개월 연속 증가규모를 키우고 있는 만큼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지난 6월 말 은행권 가계 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한은은 GDP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현 103%에서 80%까지 떨어뜨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금리 동결로 5.00%~5.25%인 미국과의 금리 차는 1.75%p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말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p 더 올리면 한미 금리차가 사상 초유의 2%p까지 벌어지고,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습니다. (사진=한국은행)
 
김보연 기자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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