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지난해 4분기 고금리를 내걸고 유치했던 정기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저축은행의 자금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은행권에서도 예금 금리를 올리면서 수신 확보에 나서고 있어 저축은행의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 예금 잔액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공격적으로 예치한 고금리 특판 상품 만기가 돌아오면서 저축은행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수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2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불거짐에 따라 금리를 올려도 수신이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는 실정입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발 유동성 위기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가장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문제가 대규모 자금이동"이라며 "지난해 공격적으로 판매했던 고금리 수신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뭉칫돈이 한번에 빠져나갈 경우 유동성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수신금리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지난해 하반기 자금 경색 상황에서 시중은행에서 예금금리를 급격하게 올리자 저축은행업계는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6%가 넘는 특판 금리 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한 바 있습니다.
재예치를 하기 위해서는 과거 금리에 맞먹는 금리를 내세워야 하는데 역부족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한 달 전만 해도 3.99%였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현재 4.05%로 높아졌진 상태인데요. 은행권과 별 차이가 없는 상태입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다 현재 은행과 타 저축은행 금리 등 시장 금리 수준을 감안해 인상하게 됐다"며 "은행 금리도 올라갔고,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4~4.5%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보니 금리를 인상해도 예금은 확 늘어나지 않고 완만히 증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12개월 만기)는 연 3.50~3.85%인데요. 일부 은행에서는 4%대 예금 상품도 내놓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 온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가 지난달부터 정상화되고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신 확보에 나선 상황입니다.
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도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예치한 고금리 특판 상품 만기가 다가오면서 긴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저축은행보다 한두달 가량 늦게 수신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당시 연 8% 이상의 예금금리를 내세우며 특판을 진행하는 개별 조합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엔 한 새마을금고에서 정기적금 가입 고객들에게 '적금 만기일 타은행·타금고 이체가 최대 하루 지연되거나 불가할 수 있다'는 문자가 발송하면서 우려가 커지기도 했습니다.
한 시중은행에서 은행원이 지폐를 검수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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