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 노조는
대한항공(003490)과 합병이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위해 진행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이 해체 수순을 밟고 있어 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24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와 산하 단체인 아시아나항공 일반 노동조합은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국익도, 양사의 이익도, 국민의 편의도, 항공 산업의 발전도 아닌 오로지 단 1명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는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우호 지분을 얻고 그 과정에서 아시아나 인수를 결정한 데 따른 설명으로 풀이됩니다.
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둔 한진칼의 경영권을 두고 당시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지분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산은이 아시아나 인수 지원을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자하며 백기사로 등장했습니다. 3자 연합은 산은 등장으로 물러났고, 조 회장은 산은의 우호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대신 아시아나 인수를 결정한 것입니다.
2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와 산하 단체 아시아나항공 일반 노동조합이 '슬롯 반납-화물사업 분리 매각 추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노조는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로부터 승인을 얻어내기 위해 아시아나 항공기와 인력, 회사 자산인 슬롯(항공기 이착륙 허용 횟수)을 양도하고, 또 화물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는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 이것이 ‘아시아나항공 쪼개기’ 시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해외 경쟁당국의 요구조건을 맞추기 위해 항공기와 인력을 줄이면서 어떻게 초대형 메가캐리어를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노조는 “영국 합병 승인을 위해 7개의 슬롯을 영국 항공사에 넘기고, 중국은 9개 노선의 49개 슬롯을 반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공정위 기준 적용시 국제선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 65개 중 40개 노선의 약 300개 슬롯을 반납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 시 아시아나가 자생력을 잃고 파산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대해서도 “2019년 이후 실적은 해마다 좋아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시은 아시아나항공 노조 부위원장은 “코로나 사태가 지난 지금 운항률이 회복하면서도 아시아나는 신규 채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구조조정에 인위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항공기가 주기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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