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 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검토한 적 없다’고 번복하는 등 논란 진화에 분주합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분위깁니다.
민주, 재차 선 긋는 ‘검찰총장 탄핵’ 발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이원석 검찰총장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논의도 안 했고 알고 있지도 못하다”고 밝혔습니다. 전날에 이어 재차 선을 그은 겁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탄핵을 검토한 적도 없고 현재 기준으로는 앞으로도 탄핵이 검토될 계획도 없다”고 재차 부인했고, 정성호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전날 민주당 검사범죄대응TF 팀장인 김용민 의원은 이 총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직자로서 매우 편향된 발언을 이어가고 헌법을 너무 쉽게 위반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또한 “(검사 탄핵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김 의원의 발언이 검찰총장 탄핵을 시사한 것처럼 해석됐고, 이후 최혜영 원내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논의는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검토 단계에 들어섰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4시간 뒤 최 원내대변인은 “잘못이 있으면 ‘논의할 수도 있다’는 취지이며, 검찰총장 탄핵은 논의한 적도 논의 계획도 없다”고 정정했습니다.
섣부른 탄핵카드 자충수…검, 무대응
이러한 해명에도 민주당이 ‘검찰총장 탄핵카드’를 뱉었다가 여론이 좋지 않으니 주워 담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상황입니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전날 “검찰총장 탄핵한다고 했다가 분위기가 안 좋으니 말을 바꿨다”며 “정치적 계산으로 탄핵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습니다.
법조계에서도 극히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탄핵 카드를 민주당이 섣부르게 꺼내 들면서 스스로 정부·여당에 정쟁의 도구라고 반격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최진녕 법무법인 CK변호사는 “탄핵의 취지는 고위공직자가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을 저질렀을 때, 즉 헌법수호의 의지가 보이지 않을 때 그 공직을 박탈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취지와는 무관하게 탄핵을 언급하고 시도하면서 헌법을 스스로 파괴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어제 한동훈 장관이 언급한 ‘위헌정당심판 청구’는 법률가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탄핵 대상으로 언급된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전날 오전에도 관련 보고를 받았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며, 별도 공식입장도 낼 필요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총장은 전날 점심에는 뇌출혈로 투병 중인 검사 병문안을 다녀온 뒤 오후에는 대검 청사 로비에서 열린 ‘양종훈 사진작가 히말라야 사진전’ 개관식에 참석했습니다. 이어 이날은 ㈔안양지역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진행한 김장 나눔 행사에 참여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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