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올 한해 부동산 거래가 크게 줄면서 관련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이사 수요가 줄어 공인중개업소는 물론 인테리어 업체, 이삿짐센터 등 부동산 후방산업이 줄줄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까지 더해지고 있어 부동산 관련 경제의 밑바닥 침체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1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폐업을 결정한 공인중개사가 1만곳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단지 내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1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에서 문을 닫은 공인중개사는 총 1만585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기간 휴업에 들어간 곳은 1026곳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새롭게 문을 연 공인중개사는 총 9611곳으로 전체 휴·폐업 사무실이 개업 사무실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인중개 업계에서 휴·폐업이 개업을 앞지른 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입니다. 이같은 '역전현상'은 지난 2월부터 8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수의 공인중개사들이 휴·폐업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로는 주택 거래감소가 꼽힙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전국의 누적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41만7794건으로 1년 전(81만8948건) 같은 기간 대비 49.0%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기간 수도권(16만7057건)은 전년 동기 대비 58.2%, 지방(25만737건)은 40.2% 각각 감소했습니다.
서울 도봉구의 A공인중개사 업체 대표는 "한 달에 부동산 계약서 10장 쓰기도 어렵다"며 "상가 월세에 부동산 플랫폼 광고비, 사무집기 렌탈비 등을 내고 나면 인건비도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매 거래 계약이 줄어든 건 당연하고 지금은 전월세 계약갱신 청구권 때문에 임차인들이 최장 4년까지 살면서 전월세 거래도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같은 분위기는 시장에 풀린 중개사무소 매물 수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실제 최근 3개월 새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등록된 공인중개사무실 양도·임대 매물은 3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테리어, 이삿짐센터 업체들 역시 위기를 맞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인테리어 업계의 경우 인건비 상승에 원자재가격 인상이란 겹악재로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업력 15년의 한 인테리어 업체 대표는 "사람들이 이사들을 안가니 일감이 크게 줄었는데, 최근에는 저가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가격 출혈 경쟁까지 걱정할 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1~2년 사이 목수, 페인트 등 인부 일당이 오르고 여기에 싱크대 원목부터 타일가격, 도배·장판 자재비까지 뛰면서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했습니다.
주택 거래절벽으로 인한 업계의 연쇄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부동산 거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입니다.
두성규 목민경제연구소 대표는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고금리에 대한 부담과 충격이 여전히 시장 수요자들의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며 "향후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주택 거래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의 누적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년 대비 49.0%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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