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삼성그룹 계열 일부 노조가 이른바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초기업 노조'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DX 노조 등 4개 노조가 통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요. 이달말까지 결론을 낸다는 방침입니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초기업 노조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삼성전자DX 노조가 초기업 노조 가입 찬반투표 임시총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DX노조와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삼성 관계사 노조 4곳이 통합 준비를 위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습니다.
현재 통합 노조 추진에 참석한 노조 현황은 삼성전자DX노조가 약 600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뒤이어 삼성화재 리본노조(3300명),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2450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1600명)입니다.
삼성그룹 노조는 노조별 통합 찬성을 묻는 조합원 총회를 진행한 뒤 이르면 내년 1월 초 공식 출범할 계획입니다. 때문에 이달말 까지 결론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전경 (사진=뉴시스)
이들이 통합 노조를 설립하는 목적은 교섭대표권을 얻어 내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삼성그룹 노조가 교섭대표권을 얻어 교섭에 나설 경우 계열사 실적과 관계없이 동일한 임금 인상률이나 성과급을 요구하는 등의 협상에 나설 수 있습니다.
노조간 연대가 아닌 통합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생명 등 한국노총 소속 삼성 12개사 노조가 지난해 연대를 이뤄 공동 교섭을 요구했었으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은 바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통합 노조가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을 대표한다고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계열사도 많은 만큼 모두를 대표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지난 2020년 깨졌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회장 시절 "더이상 무노조 경영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삼성 계열사들은 대부분 노조 규모가 매우 작거나 노조가 없는 대신에 노사협의회를 둬 임금협상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상훈(왼쪽 네번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삼성연대 2023년 임금인상 및 제도개선 10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각 단위노조 위원장들과 10대 요구안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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