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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을 다시 이끌게 된 경계현 사장이 당면한 우선 과제는 '엑시노스 부활'입니다. 내달 공개될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는 2년 여 만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탑재됩니다. 삼성전자의 '칩 설계·파운드리' 능력과 함께 경 사장의 역량을 재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 산하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가 설계·생산한 신형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이 내년 초 출시될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탑재됩니다. 갤럭시S 라인업에 엑시노스가 탑재되는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엑시노스의 성공적 복귀 여부는 앞으로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엑시노스는 최근 2년간 위기를 겪었습니다. 전작인 엑시노스 2200을 탑재한 갤럭시S22 시리즈의 일부 기종에서 발열 문제가 생겼고, 이를 강제 제어하기 위한 게임최적화서비스(GOS)로 인해 성능 저하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이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S23 시리즈 전량에 퀄컴 '스냅드래곤'을 채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AP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8%에서 올해 3분기 5%로 주저앉았습니다. 업계 강자 미디어텍과 퀄컴과의 격차도 더욱 벌어졌습니다.
엑시노스의 부진은 파운드리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품질 논란에 기존 주요 고객사인 퀄컴과 애플 등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로 칩셋 위탁 생산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7.9%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12.4%로 2위를 기록했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1년 전 44.7%포인트에서 45.5%포인트로 더 커졌습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 사진=삼성전자
경 사장 입장에서 엑시노스 2400의 성공적 복귀는 절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엑시노스 부활을 통해 자사의 칩셋 설계 능력과 파운드리 공정의 우수성을 대내외 입증해야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9년 선언한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D램 시장 2위 SK하이닉스에 밀린다는 평가까지 나오면서 경 사장의 DS부문 위기 대처 역량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신형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플래그십용 AP입니다. AMD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엑스클립스 940'을 장착했고, 빛을 추적하는 레이 트레이싱과 간접광·반사효과 등 현실 세계를 유사하게 표현하는 첨단 그래픽 기술도 탑재했습니다. 전작과 비교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인공지능(AI) 구동 성능은 14.7배 향상됐습니다. LSI시스템사업부는 지난 10월 엑시노스 2400을 공개하며 이를 스마트폰에 장착해 문자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술 등 생성형 AI 서비스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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