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임시국회 연내 마지막 본회의를 앞두고 또 다시 비상행동에 돌입했습니다. 이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이태원 특별법이 연내에는 반드시 여야 합의로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회의장이 낸 중재안도 여야가 합의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28일 예정된 본회의 개최 전까지 국회 앞 피켓시위와 오체투지, 4대 종교 연속 기도회, 추모제 등 다양한 행동을 이어가며 국회에 이태원 특별법 본회의 통과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유가족이 비상행동에 나선 건 지난 11월29일 특별법이 본회의에 부의된 이후 120시간 비상행동과 159시간 비상행동에 이어 이번 달에만 세 번째입니다. 지난 22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단독으로 특별법 통과 강행을 시도했지만,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강력히 요청하며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3차 비상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재안에는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전제로 특별검사 조항을 삭제하고, 정치 쟁점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법 시행 시기를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연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김 의장은 중재안을 바탕으로 여야 협의를 진행해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법안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여야가 합의한다면 중재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여야 합의를 통해 특별법이 통과돼야 진상규명 등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면담 요청
유가족협의회 측은 “특조위에 특검 요구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은 필요 시 수사 공정성을 위해 신속히 특검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으로, 이미 세월호 참사 특별법에도 있었던 조항”이라며 “특검 요구 권한을 삭제하고 법 시행 시기를 내년 총선 이후로 연기하자는 중재안은 유가족들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야가 함께 진상규명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에 대한 우려가 없이 순조롭게 법안이 공포될 수 있다면, 백법양보하는 심정으로 국회의장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 협조를 요청하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면담요청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전날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여당에 특별법 제정을 위해 협의해줄 것을 줄기차게 호소했지만, 단 한 차례도 우리의 절실한 요구를 들으려 하지 않았고 논의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며 “새로 취임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28일 본회의 전 단 10분만이라도 유가족들에게 시간을 내주시길 제안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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