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폐지 줍는 노인 중 절반 이상이 생계유지를 위해 폐지를 줍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하루에 손에 쥐는 돈은 하루에 6500원 남짓이었습니다. 이들은 추운 날씨보다 주운 폐지를 판매했을 때 받는 돈이 줄어드는 것, 즉 '폐지 납품 단가 하락'을 더 걱정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를 28일 공개했습니다. 조사는 폐지 수집 노인 1035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대면조사를 실시한 결과입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폐지 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였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57.7%로 여성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들은 하루 평균 5.4시간, 일주일에 6일씩 폐지 수집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고도 월수입은 15만9000원에 불과했습니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1200원 수준입니다.
노인들이 하루 동안 폐지를 주워 손에 쥐는 돈은 6620원인 셈입니다.
폐지 수집 노인의 활동 목적은 '생계비 마련'이 54.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용돈이 필요해서 29.3%, 건강 관리 9.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38.9%는 다른 직업을 구하기 힘들어서 폐지를 줍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금으로 일당을 받는 게 좋아서는 29.7%,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서도 16.1%였습니다.
향후에도 폐지 수집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88.8%였습니다. 건강상의 문제만 없다면 폐지 수집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향후 활동 중단 시 고려 사항으로는 건강상의 문제 72.5%로 높았지만, 폐지 납품 가격 하락은 8%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폐지 납품 단가 하락'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습니다. 이들은 덥거나 추워진 날씨(23%)보다 폐지 단가 하락(81.6%)을 더 우려했습니다. 폐지 수집 경쟁 심화도 51%로 조사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를 공개했다. 사진은 폐지 줍는 노인 모습. (사진=뉴시스)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현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이 85.3%로 가장 많았고, 식료품 지원 36.9%, 생활용품 지원 26.9%, 일자리 지원 18.6%로 나타났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을 희망하는 노인도 12.6%였습니다.
이들의 월 평균 개인소득은 74만2000원에 불과했습니다. 한 달을 먹고살기에는 턱없이 적은 금액입니다. 이마저도 기초연금의 영향이 큽니다. 폐지 수집 노인 중 93.2%는 기초연금 수급자였습니다. 공적연금을 받는 노인의 비중은 24.9%에 불과했습니다. 12.7%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였습니다.
폐지 수집 노인이 말하는 주요 수입원은 기초연금(49.9%)이었습니다. 폐지 수집 활동 15%, 공적연금 13.9%, 기초생활보장급여 9.6% 순이었습니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1.4%, 건강하지 않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32.8%였습니다. 특히 우울 증상을 보유한 비중은 39.4%였습니다. 일반 노인의 우울 증상 비율(13.5%)보다 2.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폐지 수집 노인 중 85.9%가 65세 이전 경제활동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평균 경제활동 기간은 23.7년이었습니다. 경제활동 중단 사유는 건강 악화 39%, 해고·명예퇴직 26.1%, 근로환경 불만족 13.6%였습니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9%에 달했지만, 참여하고 있다는 비중은 9%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 57.7%는 사업 참여 의사가 없었습니다.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유로는 '폐지 수집이 익숙해서'가 37.9%로 가장 많았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를 공개했다. 사진은 폐지 줍는 노인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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