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35조 복권사업 부정입찰 관여 혐의' 박춘섭 경제수석 수사 착수
중앙지검 형사1부 배당…박춘섭 "모르는 내용"
2024-01-09 14:18:18 2024-01-09 17:58:04
 
 
[뉴스토마토 김수민·윤민영 기자] 검찰이 총 35조원 규모의 복권사업 부정입찰에 관여한 혐의로 고발된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9일 검찰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8일 대검찰청은 박 수석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박 수석은 2018년 조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복권수탁사업자 선정 입찰' 심사장 입장 기준에 부적격한 자가 입장하도록 힘을 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업체는 차기 복권수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5년간 총 35조원 복권사업을 수탁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박 경제수석, 행시 동기 부탁받고 기준 미자격자 심사장 입장 도와
 
본지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부정입찰 의혹 사건은 2018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입찰주관이었던 조달청은 본사가 소재한 대전에서 사업자 선정 심사를 열었습니다. 심사에는 복권수탁사업 컨소시엄인 '동행복권' 최대 주주이자 대표사인 제주반도체가 참여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입찰설명회 발표자인 제주반도체의 프로젝트 매니저 자격을 가진 A씨는 심사장 입장 기준인 '제주반도체 재직 6개월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입장을 저지당했습니다. 기획재정부 소속 복권위원회의 '2018년 제4기 복권수탁사업자 제안요청서' 31쪽에 따르면 “제안업체의 제안설명회 주발표자는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에 ‘6개월 이상 근무한 사업책임자’로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자 제주반도체 대표이사 B씨는 자신의 행정고시 동기이자 조달청장인 박 수석에게 A씨가 입장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부탁했고, 이에 박 수석은 A씨가 심사장에 입장해 발표를 할 수 있게 힘을 써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결과 제주반도체가 속한 동행복권 컨소시엄이 차기 복권수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그해 12월2일부터 5년간 총 35조원에 달하는 복권사업을 수탁했습니다.
 
A씨와 B씨도 박 수석과 같은 혐의로 함께 고발을 당한 상황입니다.
 
박 수석 "모르는 내용"
 
복권수탁사업은 로또, 연금복권, 스피또 등 대한민국의 모든 복권을 발행하는 사업인데, 기재부 소속 복권위원회가 민간사업자에게 위탁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정된 민간사업자는 연 7조원 규모의 복권 사업을 5년간 수탁해 운영·관리합니다.
   
박 수석은 '당시 입찰에 관여했느냐'는 본지 질문에 "전혀 없다.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습니다. A씨는 충족 요건이기도 한 '6개월 이상 근무했느냐'는 질문에 "계산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조달청에서) 확인돼서 발표하러 들어갔다"고 해명했습니다. 본지는 B씨와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못했습니다.
 
검찰 (사진=연합뉴스)
 
김수민·윤민영 기자 [email protected]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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