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우리나라 총선과 러시아 대선 등 선거가 많은 해입니다. 40여 국가에서 선거가 치러질 전망인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이 미국 대선인데요. 미국 대통령의 결정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일-하마스 전쟁 등 세계 안보와 경제 전체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선의 두 축 중 하나인 민주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데요. 그렇다면 공화당은 어떨까요? 토마토Pick은 미 공화당의 경선 일정과 후보들을 조명했습니다.
'코커스'와 '프라이머리'
대선후보 선출을 위해 미국에서 진행하는 경선 방식은 크게 '코커스(Caucus)'와 '프라이머리(Primary)'로 나뉩니다.
-코커스 : 코커스는 쉽게 말해 당원대회인데요. 선거구별로 연설과 토론 등을 거쳐 후보자별 지지자 그룹을 형성, 대의원을 뽑습니다. 코커스에는 그 당에 소속된 당원들만이 참여가 가능합니다.
-프라이머리 : 프라이머리는 유권자가 익명으로 투표하는 방식입니다. 지역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으며 대다수 지역은 프라이머리 형식을 채택합니다.
-실제 적용 : 두 방식을 거쳐 대의원을 고르면 이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에서 지지 후보를 투표, 최종적으로 대의원들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대선후보로 낙점됩니다. 공화당도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를 지역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데요. 처음 경선이 치러지는 곳은 아이오와주로 경선 방식은 코커스입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선출되는 대의원은 40명으로 적은 편이지만 첫 선거이니만큼 선거의 풍향계로 작동해왔기 때문에 정치권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6월까지 경선 레이스
관건은 3월 ‘슈퍼화요일’
공화당은 15일 아이오와 코커스로 경선 일정을 시작합니다. 미국 전역을 돌며 경선을 치르는데요. 이후 7월 전당대회에서 최종적으로 후보를 낙점합니다. 다만 ‘슈퍼화요일’이 낀 3월이면 전체 주의 70%가 경선을 치르기 때문에 대략적인 판세는 이때 정해질 전망입니다.
-1월 코커스 : 아이오와(15일)
1월 프라이머리 : 뉴햄프셔(23일)
-2월 코커스 : 네바다·버진아일랜드(8일)
2월 프라이머리 : 사우스캐롤라이나(24일), 미시간(27일)
-3월 코커스 : 아이다호·미주리(2일), 노스다코타(4일), 아메리칸사모아(5일), 괌(9일), 북마리아나 제도(10일), 하와이(12일)
3월 프라이머리 : 워싱턴D.C.(3일), 알라배마·알래스카·아칸소·캘리포니아·콜로라도·메인·매사추세츠·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오클라호마·테네시·텍사스·유타·버몬트·버지니아(5일), 푸에르토리코(10일), 조지아·미시시피·워싱턴(12일), 애리조나·플로리다·일리노이·캔자스·오하이오(19일), 루이지애나(23일)
-4월 코커스 : 없음
4월 프라이머리 : 델라웨어·로드아일랜드·위스콘신(2일), 와이오밍(18~20일), 펜실베이니아(23일), 코네티컷·뉴욕(30일)
-5월 코커스 : 켄터키(21일)
5월 프라이머리 : 인디애나·웨스트버지니아(7일), 메릴랜드·네브래스카(14일), 오리건(21일)
-6월 코커스 : 없음
6월 프라이머리 : 몬태나·뉴저지·뉴멕시코·사우스다코타(4일)
13명에서 5명으로 후보 압축
현지 언론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높게 점칩니다. 이미 ‘트럼프 대 바이든’의 2라운드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당초 13명에 이르던 공화당 후보들도 하나둘 중도하차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10일(현지시각)에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남은 후보는 누가 있을까요?
-도널드 트럼프 : 현재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힙니다.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당면한 15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압도적 승리로 표심 굳히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니키 헤일리 :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와 2위 경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최근 반트럼프 진영의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사퇴한 가운데 그의 지지층을 흡수한다면 2위 자리를 확고부동하게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론 디샌티스 : 2022년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도 높은 지지세를 구가했던 그는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2위 자리를 놓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경선 과정에서 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비벡 라마스와미 : 바이오기업 창업자이자 30대 억만장자인 그는 지난해까지 다크호스로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하락세로 접어든 상태인데요. 지난달에는 TV광고까지 중단하면서 중도사퇴 가능성까지 제기됐습니다.
-아사 허친슨 : 아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저조한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화당 경선 후보가 참여한 2차 토론회에서 ‘2개 전국 여론조사에서 최소 3% 획득’하는 등의 몇몇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토론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 수모를 겪었습니다.
트럼프 독주 체제
치열한 2위 경쟁
현재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체제로, 니키 헤일리 전 대사와 론 디샌티스 주지사가 2위 경쟁을 치르는 형국입니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기는 등 격차도 압도적인데요. ‘트럼피즘’으로 대변되는 트럼프식 포퓰리즘과 극단적인 주장이 미국사회에서 먹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변수는 있기 마련입니다. 공화당 첫 프라이머리를 진행하는 뉴햄프셔주입니다. CNN 방송이 뉴햄프셔대와 공동으로 지난 4~8일 뉴햄프셔주 거주유권자 18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순위로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응답자의 39%였습니다. 이어 헤일리 전 대사가 32%로 2위였는데요. 양측의 지지율 격차는 7%p로 오차범위 밖이지만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는 같은 반트럼프 진영의 크리스 크리스티 전 주지사가 경선을 포기하기 전에 나온 결과로, 상황에 따라 지지율 격차가 더욱 좁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독주하나, 추격하나
최대 걸림돌 사법리스크
2, 3위 후보들이 맹추격을 이어가는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입니다. 대선결과 뒤집기와 국가기밀 유출 및 보관, 성추문 입막음 등 여러 논란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지만, 경선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논란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 폭동을 선동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것입니다. 콜로라도주와 메인주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선거권을 박탈했는데요. 의회 폭동과 관련해 반란에 가담한 이가 공직을 맡을 수 없다는 수정헌법 14조 제3항 규정을 이용한 것입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후보 경선 투표용지에 포함해 피선거권을 포함하기로 해 지역별로 차이가 갈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연방대법원에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을 기각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방어에 나섰습니다. 연방대법원 판사 중 보수성향 인사가 다수이므로 피선거권 박탈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한데요. 그러나 이외의 여러 사법리스크가 있는 점과 이를 안은 채로 경선을 소화해야 하는 것은 리스크일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연 핸디캡을 극복하고 대선에서 설욕전을 치를 수 있을까요? 이대로 다른 후보들에게 추격을 허용할까요. 레이스가 시작됐습니다.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