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은 공연사장의 티켓 예매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거리두기로 인해 띄어앉기가 일반화되면서 팔 수 있는 좌석 자체가 줄어들자 암표상이 더 활개를 치게 된 겁니다. 게다가 트위터 등을 통한 티켓 재판매도 암표 판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에 3월22일부터 암표 판매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연법 개정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암표 판매 자체를 불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상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주최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중음악 공연산업의 위기: 문제와 해결방법은 없는가' 2024 정책세미나에서 백세희 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개정된 공연법이 3월부터 시행되지만 변화된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암표 자체의 불법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현행법상 전통적인 암표 처벌은 '경범죄처벌법'을 통해 이뤄집니다. 경범죄처벌법 4호에 따르면 흥행장, 경기장, 역, 나루터, 정류장 등에서 웃돈을 받고 표를 매매하는 행위를 암표매매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흥행장, 나루터는 현실적으로 쓰이지 않는 단어입니다. 법이 50년 전에 만들어진 탓입니다. 거의 모든 공연 티켓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데 '대면 판매'만을 장소요건으로 제한하고 있어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3월부터 시행되는 공연법에는 매크로(정보통신망에 지정된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를 이용한 부정판매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는데요. 매크로를 이용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조직적 암표상 등도 있어 이에 대한 처벌이 여전히 회색지대로 남는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습니다.
또 상당수 소비자가 중고거래나 리셀 사이트를 이용해 표를 되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재판매'의 사전적 의미는 명품이나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스니커즈처럼 수집 가치가 있어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구매 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신종 소액 투자법인데요. 백 변호사는 "리셀 플랫폼에서 공연 입장권도 판매하고 있다"며 "이렇게 판매되는 티켓들이 매크로를 이용해 얻은 티켓인지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종헌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장은 "공연 덕질 문화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실제 티켓이 제일 많이 거래되는 곳은 '트위터'로 본사가 미국이라 잡아낼 수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수진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사무관은 "불법적으로 티켓 매매수익을 얻는 행위와 관련해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암표 거래에 대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경범죄처벌법은 오래됐고 공연법 개정에도 여러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인지한 만큼 공론화를 거쳐 입법, 정책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대중음악 공연산업의 위기: 문제와 해결방법은 없는가' 2024 국회 정책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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